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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나/하루

혼술하고 싶은 밤

 

어제 혼술남녀를 보던 중, 황진이쌤이랑 민진웅쌤이랑 차안에서 산모수첩가지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따라서 눈물이 났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내가 처음 동동이 갖게 된 날 오빠한테 처음 소식을 알리던 때가 생각나서 눈물이 눈물이.. 콧물까지..

나는 소파에 앉아서 보고 있었고, 오빤 바닥에 책상펴고 일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오빠는 일하랴 티비보랴, 그리고 귀도 밝아 갑자기 벌떡 인나서 창가에 가더니 "오? 저기 사고났나보다??" 하길래 (내가 우는것도 못봤다. 암튼 세상만사에 관심이 참 많다ㅋㅋ) 따라서 창가를 내려다보니 중랑천 건너편 도로로 차들이 엄청나게 긴줄로 늘어서서 못가고 있는것이다.

저기 앞차쪽에서 사고가 났는지 중간에 경찰차가 삐용삐용하면서 천천히 사이사이 앞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잠깐 서서 구경하다가 나는 다시 티비앞으로.

오빠도 이내 따라 앉더니, 장면이 바뀌고 공시생 삼인방이 합격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왔다.

 

오빠 : 나 이제야 왜 사람들이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9급으로 들어가는지 알거 같아.

나 : 응?

오빠 : 공무원 시험이 많이 어려울려나?

나 : 어렵지. 공부양도 많고, 특히나 행정학이 아주 그지같애. 이론이 너무너무너무 많아.

오빠 : 그래?

나 : (엄지와 검지로 둥글게 집게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일단 책두께가 이만하니까.

 

서로 피식 웃다가 다시 티비 시청.

 

내가 공부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좀 더 실감나고 길게 설명해주고 싶었지만, 더 이상 얘기하면 뭔가 답정너식 대화가 될 거 같아서 그만두었다.

공무원. 안되봐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되면야 좋겠지.

싶다가도 일행직 공무원인 사촌언니가 민원과 업무에 시달려, 일다니면서 외교쪽 공무원시험을 6년째 다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각만큼 좋지만은 않은가도 싶고... 잘 모르겠다.

 

어디든 그 나름의 힘듦은 다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빠가 새회사로 이직한지 몇달 안되서 일도 많고 야근과 출장이 잦더니 힘들긴 많이 힘든가보다.

 

뭔가 좀 안쓰러웠다.


 

인형눈깔이라도 붙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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