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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퇴근하고 들어올 때 항상 씨익 하고 웃는다.
야근도 하고 일도 많아서 힘들어 하는데도, 집에 오면 방글방글 웃는다.
왜 기분 좋아보이냐고 물으면 집에 왔으니까 좋다고 한다.
웃는 얼굴 보면 나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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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통이 대체 뭘까.
태동도 첨에는 배에 가스가 찬 거로 착각하다가 한참 지나서야 알았는데
가진통도 둔해서 잘 못알아챌거 같아 걱정이다.
배가 살살 아프기도 하고, 골반도 아프고,
아기가 치골쪽을 누르면 갑자기 피가 안통하는 거처럼 다리가 저리고 풀릴 때가 있는데
이런 게 다 가진통에 속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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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쌤이 아기 덜내려왔다고 운동하래서, 출산 전 마지막 데이트다 하고
하남 스타필드를 4시간 돌아다녔더니, 결국 배가 텄다.
여태껏 잘 해와서 안텄는데 집에 와서 이상하게 배가 따갑길래 봤더니 번개가 생겼다. 우울..
엄마한테 살텄다고 하니까, 원래 다 튼다고 시집 또 갈거 아니니까 괜찮다(???)고 했다.
이 얘길 오빠한테 전했더니, 오빠도 잡은 물고기(???)라며 동조했다.
잡은 물고기는 내가 아니고 오빠라고 누누히 말했건만, 그놈의 잡은 물고기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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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쌤이 아기가 3.5키로라 다컸다고 예정일까지 진통이 없으면 다음 진료때 유도분만을 해보자고 하셨다.
얘가 왜 이렇게 빨리 크나 했는데 알고보니 과일이나 단 걸 먹으면 살이 잘 붙는댄다.
식후 과일이나 간식을 꼬박꼬박 챙겨먹었더니 그랬나보다.
다음 진료때까지 더 크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사촌오빠얘기 들어보니까,
뱃속아기 몸무게는 오차도 있고 불은 상태(?)라 출산하고 나오면 줄어든댄다.
오빠네도 3.6이었는데 낳아보니 3.3이라고...
그럼 동동이도 낳으면 아직 3.2정도일테니, 아직은 단 거 더 먹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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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퇴근하고 와서 오늘 별일 없었는지 뭐했는지를 묻는다.
내가 심심할까봐 걱정된다고 하는데,
심심할 일 없이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한거 같은데, 뭐했는지 생각이 안난다.
이런 게 살림이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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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서 파는 호떡믹스를 사와서 해놨더니
오빠가 퇴근하고 오자마자 3개반을 먹었다.
당이 많이 떨어져보이는 게 일이 많이 힘들긴 힘든가 보다.
맛있다고 더 먹고 싶어하는데, 살찔까봐 참는댄다.
오빠도 잡은 물고긴데 뭘 신경쓰나 속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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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드는 생각인데,
한달 넘게 집에만 있다보니까, 하는 얘기들이 죄다
오빠, 아기, 임신출산으로 축소되어 있다.
아기 낳고 나면 더하겠지?
이렇게 애엄마의 길로 들어서나보다.